1976년 전문가들이 본 1980년대 유망 직종

1970년대 한국은 경공업에서 중화학 공업으로 산업 구조가 전환된 시기였습니다. 섬유와 신발 같은 노동집약적 산업이 성장을 이끌던 초반과 달리 1973년 정부의 중화학 공업화 선언 이후 철강·조선·자동차·석유화학·전자 등 전략 산업이 본격적으로 육성되면서 산업국가로의 기반이 마련됐습니다.
포항제철 준공, 현대조선소 설립, 국산 자동차 포니 출시 등이 그 대표적인 성과였습니다. 후반부에 들어서는 수출 품목이 단순 가공품을 넘어 산업재 중심으로 확대되며 한국 경제는 본격적인 공업국가의 면모를 갖추게 됐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장시간 노동, 저임금, 산업재해, 도시 빈민 등 사회적 문제도 심화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기는 한국이 농업국가에서 공업국가로 체질을 바꾸며 경제 강국의 토대를 다진 중요한 전환기였고 전문가들이 예견한 대로 1980년대에는 기술과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 주목받게 됐습니다.
1976년 2월 5일 자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당시 전문가들이 꼽은 1980년대 유망 직종은 다음과 같습니다.
남성 유망 직종: 기술자 및 기능공
특히 금형, 공구, 광학·정밀 기계, 전기 기기, 화학 분석 등 공업 기술과 직결된 분야가 주목받았습니다. 이들 직종은 2년간의 수련 후 초봉 9만 원을 받을 수 있었는데, 당시 기준으로 매우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이는 공업화 가속화에 따라 숙련 기술 인력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시대적 흐름을 반영한 것입니다.
여성 유망 직종: 전문 서비스 분야
간호원, 조산원, 조리사, 영양사, 의료기사 등 의료 및 서비스 산업 관련 직종이 꼽혔습니다. 전문 자격을 갖춘 여성 인력의 필요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예측이었습니다.
결국 1970년대의 분석은 한국 사회가 단순 생산직에서 벗어나 기술력과 전문 서비스가 중심이 되는 산업 구조로 변화할 것이라는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이는 오늘날 AI가 촉발하는 직업 변화와 마찬가지로, 시대의 흐름 속에서 새로운 기회가 생기고 사라지는 역사의 한 단면을 보여줍니다.
